보육정책 보육활동 발간자료 우리네아이들 상세검색   제목 : 반편견 교육인가? 다문화 교육인가? 분류 : 영아/장애/방과후 보육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8541 등록일: 2001년 10월 30일 반편견 교육인가? 다문화 교육인가? 조인숙·한국보육정보연구소장 지구상에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들은 서로 다른 문화와 종교, 생활양식, 역사를 갖고 생활하고 있다. 우리는 학교교육을 통해 모든 사람은 평등하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배우고 있지만 실제의 생활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불평등과 편견은 우리 안에 자신도 모르게 심어져 있어서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고 경계한다. 우리는 단일민족이기 때문에 인종간의 갈등이나 문화, 언어적 차이로 인한 갈등은 없다. 미국처럼 여러 인종이 섞여서 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인종, 민족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는 없지만 단일 민족임에도 지역간, 계층간, 학력, 성별에 따른 편견은 매우 심한 고정관념과 편견이 난무하고 있는 사회임은 부인할 수 없다. 최근 유아교육과정에 다문화 교육이 종종 언급되며 선진 교육의 한 방편으로 여기지기도 한다. 다문화 교육은 미국에서 그들만의 독특한 특성 때문에 더욱 절실히 요구되었고 정착, 발전 된 것이다. 그들은 처음부터 여러 인종, 여러 민족이 함께 시작하였고 그 안에서 갈등은 물리적, 정신적으로 끊이지 않았으며 이것은 국가적, 사회적 발전에 항상 장해가 되는 문제를 야기하여 왔다. 다문화 교육은 미국의 원주민과 유럽에서 이주해온 사람들, 그리고 흑인 노예간의 인종차별과 종족차별의 뿌리에서 그것을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오늘에 이른 것이다. 19세기까지만 해도 유럽계 미국인은 자신들에 대해 상당한 우월감을 지니고 인종차별주의 정책을 폈었다. 미국에 거주하는 다른 인종, 민족들이 자신의 문화를 버리고 미국의 문화를 강제적으로 따르게 한 것이다. 많은 학교에서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아이에게 벌을 주었고 따라서 부모들은 집에서도 오직 영어로만 말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여러 인종이 살아가는 나라에서 이러한 조처는 당장은 백인들에게 편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즉, 미국인 백인 아동에게 당장은 압박감을 주지 않을 지라도 그 아이들이 미래에 살아가야 할 사회는 결국 다양한 사회이고 그곳에 적응하면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좋은 교육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세기 초 미국은 다양한 집단을 '미국이라는 도가니' 속에서 융해하여 보통의 미국인으로 다시 만들고자 하였다. 인종을 초월하여 "우리는 모두 미국인으로 어떠한 문화라도 공유한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결국은 다른 인종은 그들의 문화를 버리도록 조장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미국은 많은 인종들로 구성된 사회이다. 이러한 사회에서 다수의 인종에게 압박감을 준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보았을 때 발전적인 정책은 아니었다.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이러한 문화적 억압 교육에 대한 비판이 시작되면서 차별과 편견을 없애려는 희망에서 다문화주의가 교실환경과 교육과정에 첨가된 것이다. 이때 다문화 교육은 기존 교육과정에 특별 행사나 일정 기간에 몇 주 동안 소개하는 형식으로 다른 민족의 문화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는 인종에 대한 불공평을 해소하지는 못하며 아이들이 다른 인종에 대한 존중감이나 정체감을 건강하게 발달시키는 데에는 부족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따라서 미국교육에 이중언어/이중문화 정책이 반영된다. 즉, 자신의 언어, 문화와 미국의 언어, 문화를 함께 배울 수 있게 한 것이다. 미국의 문화적 규범과 행동, 언어를 배우는 반면 자신들의 모국어를 배우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정치적 불안과 분열을 가져 올 것이라고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특별한 증거는 없다. 유럽계 미국인이 아닌 경우 이중문화와 이중언어 능력을 길러주어야 하지만 유럽계 미국인인 경우에도 사회 전반에 걸쳐 누구나 동등하게 참여하는 반면 자신의 문화는 유지하도록 격려하여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학교에서는 아동이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관계를 만들어 가도록 가르칠 뿐 아니라 비민주성을 제거하는 방법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 이에 NAEYC는 교사준비와 표준적인 교육내용에 다양성과 반편견에 대한 기준을 추가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사회의 공정성과 정의 실현을 실천하고자 하는 시민 권리 운동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인구 추이의 변화와 다수의 소비자 집단을 형성하고 있는 유색인종에 대한 경쟁적 소비중심주의와 관련이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미국에서 반편견 다문화 교육이 강조된 데에는 여러 민족이 함께 구성되어있는 그들만의 독특한 특성으로 인한 것이며 더욱 다양해지는 미국사회의 존속과 번영을 위한 필요조건인 것이다. 1990년 이후 세계는 인종적, 문화적, 언어적으로 더 다양해지고 있으며 따라서 미국뿐만 아니라 호주,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독일, 뉴질랜드, 스웨덴, 네델란드 등에서도 반편견 다문화 교육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최근 우리 나라 유아교육과정에서도 다문화와 관련한 교육을 시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많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일정한 기간에 '세계 여러나라' 라는 주제나 단원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 의상, 주택 등 대표적인 문화를 살펴보고 세계 여러 나라의 풍물을 전시해놓은 박물관을 관람하거나 여러 나라의 인사말이나 노래를 배우는 활동을 한다. 세계 여러 나라에는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고 옷도 다르고 말도 다르고 먹는 것도 다르다는 '다름'을 이해하는 것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결국 다문화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신의 문화를 보존하고, 다른 문화를 인정하여 어떠한 문화도 우월하거나 열등함이 없다는 반편견, 비차별성을 교육하고자 함이다. 아동은 문화의 개념을 의식하지는 못한다. 유아들은 지리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는 있지만 국가, 도시간의 관계를 개념화 할 수는 없다(Piaget, 1951). 비록 유아들이 언어, 의상, 음식과 같은 문화적 실제를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 대부분의 유아들은 이것들의 차이가 인종이나 국가의 차이와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를 알기 어렵다. 미국에서 다문화 교육이 유아교육에서 중요한 이유는 유아기에 가정이나 시설에서 문화적으로 기대되는 역할을 배워나가며 그것을 토대로 정체성을 세워나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의 경우는 가정의 문화와 시설의 문화가 일치하도록 노력하고 우리의 문화와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심어줄 수 있는 교육이 더욱 요구된다. 우리는 한 민족국가이기 때문에 일상에서 인종이나 언어, 생활의 다름을 실감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유아들이 앞으로 살아가게 될 사회는 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일 것이고 그 속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유아기부터 다양함과 다양함에 대한 공정한 태도를 배울 필요가 있다. 단순히 세계의 국가와 문화에 대한 지식이라면 굳이 유아기에 교육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연중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문화를 체험하게 하는 우리문화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그러한 정체성 안에서 '다름'을 인정하고 장애, 능력, 신체 조건의 차이, 성별 등 나와 같지 않음에 갖는 편견을 두지 않는 반편견 교육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